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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영국

[영국]#47_미국의 독립과 영국 면직물 산업의 호황

by 티제이닷컴 2024.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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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대영제국과 미국의 독립

 영국은 식민지를 날로 팽창하면서 핵심사업의 하나인 무역 블록 형성도 활발해졌다. 이에 대해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제번스는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북아메리카와 러시아의 평원은 영국의 옥수수농장이고, 시카고와 오데사는 식량창고이다. 캐나다와 발트해는 영국의 숲이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양 목장에 해당하였다. 아르헨티나와 미국 서부 초원에는 영국의 소 떼가 자랐고, 페루에서는 백은을 보내온다. 남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의 황금이 런던으로 흘러 들어오고, 인도와 중국에서는 영국으로 보낼 찻잎을 재배한다. 동인도 제도에서는 커피, 사탕수수, 향료 등을 들여온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영국의 포도밭이고, 지중해는 과일 농장이다. 영국인은 미국 남부에서 재배되는 목화를 오랫동안 써왔지만, 목화 재배지는 온대지역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최초의 산업화 국가인 영국은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와는 완전히 다른 식민정책을 펼쳤다. 영국은 종주국과 식민지 간에 폐쇄적인 무역 블록을 형성하면서도 식민지를 착취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 식민지를 경제체제 내의 주요 구성원으로 보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이루어냈다. 무역 블록 안에서 영국은 공산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하고, 식민지는 원료의 공급과 제품의 판매를 담당했다.

 이렇듯 국제경제 분업체계가 확립되자 세계는 중심국과 주변국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이후 몇 세기가 지나지 않아 동양권 국가들은 서양권 국가들에 귀속되고 만다. 유구하고 찬란했던 문명을 자랑하던 국가들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식민지나 보호국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국이 이전의 식민제국인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등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이와 더불어 국가가 생산에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산업혁명의 사상적, 물질적 토대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7년 전쟁은 예상 밖의 결과도 초래했다. 7년간 지출된 막대한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북아메리카 식민지에서는 반란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10여 년 후인 1781년, 당시 찰스 콘월리스 사령관이 이끄는 북아메리카 영국군은 군악대가 '거꾸로 뒤집힌 세상'이라는 노래를 연주하는 가운데 미국 독립전쟁의 지도자인 조지 워싱턴의 군대에 투항했다. 영국인들은 이 전쟁의 씨앗이 이미 10년 전에 싹트고 있었다는 사실까진 미처 알지 못했다. 대다수의 영국인은 정부의 실패에 대해 전혀 안타까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왕과 정부의 횡포에 신이 벌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국 정부와 국왕을 제외한 전 세계가 미국의 독립을 기뻐했다. 세상은 공평해서, 세상이 뒤집어지면 이런 일도 벌어지는 것이다.

거꾸로 뒤집힌 세상
 미국 독립전쟁에서 패한 영국군이 투하 행진을 할 때 군악대가 연주한 유명한 노래. 원래는 영국 농민들이 세상이 뒤집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르던 민요에서 유래했다. "세상이 뒤집어지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네."라는 노래 가사처럼 일개 식민지가 막강한 대영제국을 이기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의미심장한 뜻을 담고 있다.

조지 워싱턴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면방직 산업, 폭주하는 수요를 감당하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은 전 세계에 식민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13개 주의 식민지가 독립해 나갔다고 해서 북아메리카 전체를 잃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 캐나다가 영국의 수중에 있었고, 북아메리카 시장이 여전히 영국 손에 좌지우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합왕국의 식민지 확장과 해외시장 개척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갔고, 영국 상품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증가했다. 기존의 수공 방식에 의존한 생산능력으로는 도저히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눈앞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영국 전체가 혁신적인 생산방법을 찾는 데 몰두했다. 영국의 한 면방직업자는 런던의 도매상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양이 얼마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평직포가 만들어지는 대로 모조리 사겠소. 빨리 뽑아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시오."

  이는 당시 면직물 시장의 수요가 얼마나 폭주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산업혁명이 면방직 공업에서 시작된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면직물에 대한 수요는 해외시장이 아닌 영국 국내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시키고자 했던 의도와는 달리 국내 소비가 더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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