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52_영국의 루너 소사이어티 그리고 증기기관차의 등장

산업가의 산실, 루너 소사이어티

 루너 소사이어티(Lunar Society, 달 협회)는 영국 중부의 산업지대에서 생겨난 모임이다. 회원들은 대부분 버밍엄 혹은 그 근처에 거주했고, 모두 산업사회의 영향을 받았던 사람들이었다. 공장주만 아니라 의사나 과학자, 자연철학자, 교사 등 각기 다른 배경을 지난 사람들이 매달 모임을 가졌다. 18세기에 영국의 중부지역은 이미 산업의 중심지였고, 이들은 과학에 매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회원들은 대부분 선진적인 사고와 현대적인 의식을 지닌 사람들이었고, 한 달에 한 번씩 보름달이 뜨는 밤에 모여 자연철학과 공업, 의학 등에 대한 문제를 토론했다. 모임의 명칭은 주로 밤에 모이던 이들이 밤길에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달 밝은 밤을 택했다는 데서 붙여졌다고 한다. 이 모임을 주선한 매튜 볼턴의 집은 와트를 비롯한 산업가들의 근거지가 되었다.

매튜 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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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중요성과 자유에 대한 요구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자연계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우주 속에서 인류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동시에 과학기술은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로움을 선사해 주었다. 과학은 일종의 '지적 활동'으로 특정 국가나 계층에 국한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종교의 차이, 사회적 지위, 물리적 한계 등을 초월하여 공유될 수 있었다. 과학이 보편적인 지식이라 가능했다.

 종교의 영향과 간섭이 심했던 시기에는 과학이 발전하지 못했다. 또한 정치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어야 비로소 과학이 발전할 수 있었다. 17세기말, 명예혁명 이후에 영국은 정치적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이때부터 영국은 과학적 성과들을 쏟아낼 수 있었다.

 프로테스탄티즘은 과학 발전에 필요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덕분에 영국에서 과학의 자유로운 탐구 정신은 종교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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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의 중요성

 증기기관의 의의는 일정한 동력원을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 이전의 동력원인 수력은 매우 불안정한 동력원이었다. 언제든 고갈될 수 있고, 게다가 어느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산업의 발전은 지리적 제약을 벗어날 수 없었고, 심지어는 계절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연료를 사용하는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어느 곳에서나 계절과 관계없이 동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780년대부터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증기기관은 1840년대에 이르러서는 수력을 완전히 대체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었기에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이 아닌 수력의 힘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증기기관이 주요 동력 설비로 자리 잡게 된 것은 후기 산업혁명 시대, 즉 19세기에 들어서야 가능했다. 이후 증기기관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효율은 높아졌다. 일정한 동력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연료의 양이 점점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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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트 증기기관의 주요 의의

 와트 증기기관의 우수성은 이전의 증기기관보다 훨씬 더 적은 연료를 사용하여 더 큰 동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천연자원의 편차가 심한 나라다. 예를 들어, 영국은 석탄 자원은 풍부했지만, 목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따라서 자원을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이용한 기술 덕택으로 영국의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제임스 와트는 영국의 산업 발전에 도약기를 마련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와트의 증기기관은 기존에 사용하던 석탄의 양을 40퍼센트 정도 절감할 수 있게 해 주고, 나중에는 60퍼센트까지 대폭 절감하게 된다. 초기 증기기관은 비교적 낮은 압력에서 시작되었지만, 나중에는 실린더처럼 고압과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열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고압 증기기관은 1850년에 이르러서야 출현한다. 제임스 와트 이후 증기기관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에는 100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와트가 과학기술 역사상 '혁신적 인물'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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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의 발명부터 전성기까지

 1712년, 영국 남부의 천재 엔지니어였던 토머스 뉴커먼이 최초의 공업용 증기기관을 제작했다. 이로부터 증기기관이 널리 보급되기까지는 채 200년이 걸리지 않았고, 갈수록 광범위하게 응용되었다. 예컨대 펌프를 개선한 회전식 동력장치는 면방직 공장 및 기타 산업 부문에서 널리 쓰이게 된다. 19세기에 이르면 많은 증기기관차가 철도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세기말에는 철도가 영국 전역에 부설됨으로써 수천 대의 증기기관차가 운행되었다.

 철도와 증기기관차의 등장으로 운송비용 및 시간이 크게 절감되었다. 1830년에 개통된 리버풀-맨체스터 철도는 여객 화물용으로 부설된 최초의 철도이다. 이 노선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국 남부에서 생산된 목화가 리버풀에 옮겨지면 철도를 통해 바로 맨체스터 일대로 운송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물자가 유통되자 물품 가격은 점점 더 낮아졌다.

 1830년 9월 15일 리버풀-맨체스터 기관차가 개통되던 날,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최초의 승객이었던 사람들이 남긴 이야기와 일기 등을 보면 당시의 감회를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시속 25마일로 달리는 열차에서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열차를 스쳐 지나갈 때의 느낌은 생전 처음 짜릿함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그때 맨체스터의 사업가는 일찍 퇴근한 후 기차로 리버풀에 가서 목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고는 재빨리 다시 기차를 타고 맨체스터의 사무실로 돌아와 남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